소방청(청장 조종묵) 소속 사단법인인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총재 최인창)가 11월28일 ‘지정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 1억5000만원을 기부 받고 기부 받은 돈 중 450만원을 기부금 유치에 힘쓴 사람에게 자문비 형태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 지정기부금 유용 관련 의혹 = 애터미 주식회사(대표이사 박한길, 김대현)는 소방청 소속 사단법인인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에 지난 10월5일 1억5000만원을 기부하는 지정기탁서를 작성했고 실제 총연합회 기부금 통장에 지정기부금을 입금시켰다.

애터미의 지정기탁서 지정기탁 사유는 ‘저소득 국가의 소방환경 개선을 위한 소방차량 무상지원’이다. 사용목적 및 사용용도는 ‘총연합회의 2018년 계획에 따른 국가 지정과 중고차량 수리비 및 물류비와 베트남에 보내는 소방차 및 구급차 수리비 및 물류비 지원’이다.

애터미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5조제2항 단서에 따라 1억5000만원을 지정기탁키로 한 것이다.

이 법률 제5조제2항 단서는 “②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그 소속 기관·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하여 설립된 법인·단체는 자발적으로 기탁하는 금품이라도 법령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를 접수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이를 접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각 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용용도와 목적을 지정하여 자발적으로 기탁하는 경우로서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 ▲모집자의 의뢰에 의하여 단순히 기부금품을 접수하여 모집자에게 전달하는 경우 ▲제1항 단서에 따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하여 설립한 법인·단체가 기부금품을 접수하는 경우”로 돼 있다.

소방단체 기부금 관련 한 관계자는 “이 법에 따라 지정기부금은 ‘자발적으로 기탁하는 경우로서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한해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며 “애터미로부터 지정기부를 받을 때는 총연합회 부총재단이나 이사회에서 논의된 것도 없고 기부금심사위원회도 없고 심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지정기부금을 받기 위해 ‘해외사업 자문 및 기술용역 계약서(2018년 10월25일부터 2019년 4월24일까지)’를 체결한 후 지정기부금이 기부금 통장으로 이체되니 용역대금으로 지난 10월30일 450만원을 지급한 것은 기부금 유용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의혹에 최인창 총재는 “통상 지정기부금를 받으면 10%에서 15% 정도 운영비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다”며 “1억5000만원 지정기부를 지정기부금 통장으로 받았고 지정기부를 받은 통장에서 10%를 운영비(사업비) 통장으로 이체했고 운영비 통장에서 지정기부를 받는 데 자문(연구용역)을 해준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이체시켜 줬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최 총재는 또 “사업을 하는 데 사업 항목에 따라 특별한 경우 연구용역을 체결한 후 지정기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자문을 받을 수 있고 자문비를 지불할 수 있다”며 “매번 지정기부금을 받을 때마다 관련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아니고 특별한 경우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재는 이어 “지정기부금을 받기 위해 ‘해외사업 자문 및 기술용역 계약서(자문비 용역대금청구서)’를 체결하는 것에 대해 부총재단회의나 이사회, 기부금심의위원회 등에 보고할 사항은 아니고 직원 급여도 운영비에서 주는 데 총재가 판단해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연합회는 김옥주 전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이 수석부총재, 남상욱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 회장, 김태균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 주승호 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 정영진 한국화재소방학회 회장이 부총재를 맡고 있다. 이들이 부총재단이다.

 

감사는 김광선 한국화재감식학회 회장이 맡고 있다. 이사는 권순경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원장, 강태석 한국소방안전원 원장, 한호연 한국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김기항 한국소방기술인협회 회장, 박승민 주식회사 사아피어 대표, 이인우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부산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권영진 전국대학소방학과교수협의회 회장, 류해운 대한소방공제회 이사장이다. 

회원은 이기환 옛 소방방재청 청장, 김종기 전 주식회사 산청 회장, 이영선 주식회사 MS소방 대표이사이다.

소방단체 한 관계자는 “지정기부를 받기 위해 연구용역계약서를 썼고 지정기부금이 기탁됐다고 연구용역비를 지출한 것은 기부금 유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지정기부금을 기탁 받은 후 그 연구용역 비용을 지불했다고 하는 데 기부금의 10% - 15%를 운영비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기부금을 기탁받기 위해 연구용역을 한 사람에게 쓰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 최인창 총연합회 총재 학력 위조 의혹 = 최인창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는 학력을 위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인창 총재는 옛 삼척대학교 소방방재학과를 2001년 1학년으로 입학 후 1년만 다니고 2001년 말인지, 2002년 초인지 중퇴를 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소방안전특별위원회 위원장,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주식회사 단장,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관련 공식 문서에 학력을 강원대학교로 표기해 강원대를 졸업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인창 총재는 “지난 2001년 옛 삼척대학교 소방방재학과에 입학 후 2001년 말인지 2002년 초인지 중퇴했다. 2006년도에 삼척대학교와 강원대학교가 합병돼 강원대학교로 단일화됐다. 흡수 합병돼 없어진 학교를 중퇴했다고 ‘합병되기 전 대학교 중퇴’로 학력 기입란에 쓰지는 않는다. 국민학교 명칭이 초등학교로 변경됐는데 초등학교 명칭으로 써야할지, 국민학교 명칭으로 써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11월28일 현재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등기부등본에는 이사가 최인창, 박승민, 김태균 3명이고 이사 최인창 외에는 대표권 없다고 돼 있다.

최인창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는 사단법인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직영 수익사업을 총괄해 교육, 조달, 유통, 미디어, 복지, 보험, 상조 등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주식회사의 단장을 맡고 있고 최인창 단장의 부인인 김모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오는 11월30일자로 최인창 단장과 최 단장 부인인 김모씨는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주식회사를 동시에 사퇴할 예정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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