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호 소방청장은 지난 4월4일 저녁 시작된 강원도 산불진화를 위해 소방력을 최대한 지원해 조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준 전국 시·도에 4월5일 깊은 감사를 표했다.

강원도 고성의 야산에서 시작된 화재는 거센 강풍을 타고 일반적인 화재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돼 갔다. 주민은 모든 것을 놔둔 채 맨몸으로 불구덩이를 빠져나와야 하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

무수한 불티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가며 연속적으로 화재를 일으키는 상황은 비상 그 이상의 위기였다. 물이 필요했지만 강원도가 보유한 차량만으로는 십분의 일도 막아낼 수 없었다.

소방청은 비교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울, 경기, 충북 등에는 출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대응단계를 발령하면서 미리 지원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소방헬기가 활동할 수 없는 야간 상황에서 태풍급 강풍은 한마디로 공포였다.

건축물 화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재 범위는 넓었고 산림지형의 특성과 잔불 정리를 감안하면 인력과 장비가 두 세배로 더 필요했다.

소방청은 대응 1단계 비상발령 2시간여 만에 최고 수위로 비상상황을 격상시켜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또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고르게 소방차와 구조대원 지원출동을 요청했다.

화재지역이 넓다 보니 차량 소요가 많을 수밖에 없었으나 필수 소방력을 감안하면 인근 지역에서만 소방차를 요청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거리를 감안해 가용 소방력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각 시·도는 누구하나 거부하지 않고 밤을 새워 달려와 줬다.

경기도 181대, 충남 147대, 경북 121대, 서울 73대를 비롯해 820대가 강원도 산불 화재 현장으로 속속 달려와 줬다.

정문호 청장은 “날이 밝으면서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에 투입되고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가 집중 투입되면서 진화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어려운 일을 당한 이웃을 내일처럼 팔 벗고 나서는 도와주는 우리의 전통이 이번에 더욱 빛이 났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와 준 전국 시·도와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4일 저녁 7시17분 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불은 사망자 1명과 250여ha의 산림과 100여 채가 넘는 주택을 소실시키는 등 큰 피해를 내고 화재발생 14시간여만인 4월5일 오전 9시37분에 주불을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소방청은 앞으로도 시·도간 협력을 강화해 재난초기부터 총력 대응하는 출동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키로 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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