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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회사 속임수’ 신음

기사승인 2020.02.11  08: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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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국 춘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2018년 4월부터 유럽연합에서는 차량 사고 시 자동으로 112 긴급구조신고센터에 신고해 주는 이콜(eCall) 장치의 신규 차량모델 장착이 의무화됐다.

이 자동신고시스템은 유럽연합에서 연간 2500여명에 달하는 차량사고 사망자를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의무화된 것으로 차량의 강한 사고충격이나 에어백 작동이 감지돼 차량의 정보와 사고위치 등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전송돼 정확한 위치로 구조구급대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게 돕는다.

차량 내 장치에서 사고감지 후 자동으로 모바일네트워크를 통해 112 긴급구조신고센터에 데이터가 전송되고, 차량의 위치 등의 정보를 갖고 신속하게 구조구급대가 출동하는 이 시스템은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기에 교통사고사망자 감소에 큰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지금 eCall 시스템의 운영에 있어 여러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그래서 작년 12월2일 독일 운전자클럽 아데아체(ADAC ; Allgemeiner Deutscher Automobil - Club e.V)는 의회와 자동차 제조 회사들을 향해 현재의 eCall 시스템이 가진 심각한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그 내용은 의외이면서도 충격적이었는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한다.

   
▲ ADAC 자동차 충돌테스트 – 출처 : Dailymotion

◆ 짝퉁 eCall = 당초 eCall 시스템의 가동 취지는 구급대와 구조대를 사고현장에 신속하게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 시 112 신고센터로 바로 신고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경우 112 신고센터가 아닌 자동차 제조 회사 콜센터(또는 제휴 서비스업체)로 신고가 들어가도록 돼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유럽연합에서 eCall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한 대상은 신규 형식승인을 받은 차량모델에 한정된다. 이것은 새로 만들어져 나오는 자동차가 대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동차 제조 회사에서는 법의무화 이전에 받아놓은 형식승인을 가지고 차량모델을 변경해서 자동차를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eCall 시스템의 설치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유럽의 운전자들에게 사고 자동신고시스템이 없다는 것은 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eCall이 아닌 자체 자동신고시스템(제조사 긴급신고시스템)을 설치한다.

ADAC는 이것을 속임수(Trick)라고 했다. 이 시스템은 사고발생 시 112가 아닌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콜센터로 자동신고가 들어가도록 한 것으로, 구조구급대가 출동하려면 다시 회사 콜센터에서 112로 통보해 줘야 한다.

eCall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이라도 자동차 제조사의 자체 자동신고시스템이 같이 장착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eCall 보다 눈에 훨씬 잘 띄도록 했다.

   
▲ 112-eCall 시스템 작동체계 – 출처 : ADAC

◆ 신고의 지체와 위치 정보오류 = 자동차 제조사 콜센터를 거쳐서 112로 신고가 통보되는 2단계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 자체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겠지만, 더 큰 문제는 자동차 회사의 콜센터의 신고반응과 부실한 운영이라고 한다.

ADAC에서 공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에어백이 터지고 난 후 자동차 제조사 콜센터에서 자동신고에 반응신호를 보내는 데 58초까지 걸린 경우가 있었다.

또 자동차 제조사들이 독일 이외의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 중에는 자동신고통신에 문제가 있거나 오후 8시 이후로 아예 문을 닫기까지 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왜 자동차 회사들은 2단계의 신고체계를 만들어 신고를 지연시키는 것일까? 자동차 운전자들에게는 불필요하고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자동차 업체의 입장에서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견인해 자동차를 수리하고 또 대체 차량을 사용하거나 차량을 아예 신차로 교체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 제공과 차량판매 등을 사고차량의 회사에서 독점적으로 하려면 차량의 사고를 가장 먼저 인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ADAC 항공구조대 활동 – 출처 : Tag24

◆ 좌표체계의 혼선 = 사고 자동차의 위치를 표시하는 좌표체계가 통일돼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다.

일례로 뮌헨의 위치좌표의 들었을 때, GPS 좌표계에서는 48° 8' 6.45" N 11° 34' 55.132" E 로 표시되고 UTM 데이터 체계에서는 32U E: 692093.64 N: 5334543.37로 전혀 다르게 표시되는데, 동유럽에서 사용하는 형식의 다양한 좌표체계까지 있다.

◆ 2G, 3G 유심사용의 한계 = 차량에 설치되는 eCall 모바일 신고장치는 2G, 3G 유심을 표준네트워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통신환경이 바뀌면서 단계적으로 2G, 3G 기지국 철거되고 4G, 5G 기지국으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모바일네트워크 사용불가로 eCall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 eCall 시스템을 장착한 오토바이 – 출처 : Motorblock

   
▲ 조현국 춘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 ADAC의 요구사항 = ADAC는 성명을 통해 의회와 자동차 제조사에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1. eCall 시스템 장착의무 대상을 신규 형식승인차량이 아닌 모든 신규차량으로 규정
2. 제조사 자체 신고시스템은 112신고센터로 시간 허비없이 신고를 이첩
3. 운전자들이 112 eCall과 제조사 긴급신고의 차이를 잘 알 수 있도록 정보제공(운행일지 및 디스플레이 모니터 등을 통한 자세한 안내)
4. 112 eCall의 표준화
5. 전송데이터에 부상의 종류와 심각성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포함
6. 차량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위급상황에서는 2G, 3G 네트워크의 사용 가능

앞으로 의회와 자동차 제조사들이 ADAC의 문제 지적과 개선 요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세이프투데이 관련 기고 : 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36197

2020년 2월11일
조현국 춘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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