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투데이는 지난 2010년 3월15일 창간된 후 2020년 3월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재난, 재해, 안전, 위기관리의 새로운 창’을 표명하면선 창간된 인터넷신문 세이프투데이는 3월16일 오전 8시 현재 4만9411건의 누적 기사를 작성했다. 

지난 10년간 세이프투데이는 행정자치부, 소방방재청,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안전행정부, 행정안전부, 소방청, 지자체 안전 관련 실국, 지자체 소방본부, 정부 부처 안전관리 관련 실국의 관련 이슈를 취재, 기사화해 왔다.

지난 3월4일 정문호 소방청장의 <“정론으로 위상 더욱 굳건해” - 정문호 소방청 청장(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49151)> 세이프투데이 창간 10주년 축사에 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하고 있는 정문호 소방청장의 ‘세이프투데이 창간 10주년 기념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는 정문호 청장과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오는 4월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소방청과 지방 소방조직 변화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로 신분 일원화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지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법령을 개정하면서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그동안 광역자치단체장이 행사하던 일선 소방조직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소방청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례로 작년 4월 강원도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법적 근거가 없었음에도 전국 시·도의 소방력을 동원했습니다. 다행히 근거 법령을 따지지 않고 육상재난의 총괄기관으로서의 의미를 생각하며 전국에서 동원명령에 따라 주었기 때문에 대규모 소방력을 출동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동원명령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실히 했습니다.

그리고 안정적 제도 정착과 시도에 대한 지원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전국단위의 통일적 교육‧훈련 정책수립과 인력채용, 그리고 소방행정과 현장활동에 대한 감사‧감찰 등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할 예정에 있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소방안전서비스를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매우 큰 변화입니다. 단순히 신분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원에 못미치게 부족했던 소방인력을 법적 기준에 맞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필요한 재원을 중앙정부가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소방청 개청과 함께 목표로 삼은 2만명 충원사업이 벌써 절반 정도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러한 조직환경 변화에 대한 노력으로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모델이 될 만큼 우리나라의 재난환경에 맞는 소방체제를 마련하게 됐고 그 결과로 최종적으로는 국민에 대한 소방서비스 수준이 더욱더 높아질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 2019년 11월21일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운영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 2019년 12월10일 법안이 공포돼 2020년 6월11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방청 차원의 준비 과정과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공무원직장협의회는 하위직 공무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고충을 처리해 업무능률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악하고 위험한 근무여건이었지만 우리 소방공무원은 법적으로 업무특성상 가입범위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이에 대안으로 우리 소방청은 2016년부터 현장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정책에 관한 고충사항 처리 및 의사소통 문화 정착을 위해 직원 중심의 소통채널인 ‘두드림’을 운영해 오고 있었으나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고 조직화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령 개정으로 소방경 이하의 계급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직장협의회를 설립할 수 있게 됐는데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공무원직장협의회법 시행을 앞두고 소방 직장협의회를 조기에 안착시켜 근무환경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출범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1월 전국 소방관서 담당자와 직원 등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고 2월부터는 소방관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전파교육을 실시하고 이와 병행해 건의사항 등 의견수렴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직원들이 제시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직협 설치운영 Q&A’를 작성해 일선에 배포했고 직장협의회 운영에 필요한 공통적 사항을 포함한 운영 규정을 제정 중에 있습니다.

법령 시행일 전 남은 기간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과 고충 해결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소방 직장협의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 2019년 5월 국립소방연구원 출범 후 국립소방연구원의 공주 이전 등 중장기 발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현재 충남 아산시 소재 국립소방연구원은 부지시설 협소로 실험 연구수행에 한계가 있어 현재 중앙소방학교가 위치해 있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로의 이전을 요청했고 작년 8월 기재부의 국립소방연구원 이전부지 사용이 승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공주로 차질 없이 이전하게 되면 중앙소방학교의 교육기능과 연계해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앙소방학교 인근에 연구시설 3개 동을 구축할 예정이며 사업 기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입니다.

이전이 완료되면 사람을 살리는 대응기술향상, R&D 실용화를 통해서 현장에 필요한 장비개발, 일선 화재조사 지원체계가 강해져 소방 국가직화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립기관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현장에서 듣는 연구로 더 안전한 세상을’이라는 미션을 내걸었습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를 내도록 온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연구원은 그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내려고 연구수행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첨단기술과 소방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중입니다.

그간 소방 연구개발은 단편적인 실증실험이나 단순 기술 지원 기능에 편중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연구 성과는 미흡했습니다.

이미 세상에는 많은 유용한 기술들이 개발돼 있습니다. 이것들을 제대로 조합만 하더라도 직접개발 시 소요되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으며 실효성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원이 나서서 유용한 첨단기술을 소방 현장에 접목시키는 기능을 확대하고 활성화겠습니다.

아울러 소방정책연구 기능도 확대할 것입니다. 정책추진의 주체인 소방청이 보다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요소들을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 영역의 정책개발을 연구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연구수행 방식도 새롭게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R&D 연구는 연구기관에서 연구과제(RFP)를 작성한 후에 최종연구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습니다. 앞으로는 연구할 과제를 직접 제안하는 방식과 초기연구자를 복수로 선정한 다음, 초기연구의 성과를 평가한 후 최종연구자를 선정하는 R&D 수행 방식을 도입해 연구결과의 완성도를 높이겠습니다.

◆ 공주로 이전한 중앙소방학교 시설 등 현황과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1978년 경기도 수원에서 처음 개교된 중앙소방학교는 1986년 12월 천안으로 이전 후 30여 년간 소방교육의 중심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오다가 충남 공주의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로 이전해 작년 7월부터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전하기 전까지 천안에 있을 때는 매년 늘어나는 교육인원에 대비해 장소가 협소하고 훈련시설이 노후돼 다양한 재난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훈련이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국제적 수준의 교육훈련시설을 갖춰 교육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공주로 이전한 중앙소방학교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220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약 12만7000평의 부지에 건물 39개 동의 규모로 교육훈련시설, 강의실, 생활관, 직원 숙소 등의 시설을 갖췄습니다.

각종 재난 유형을 고려해서 화재성상, 공동구, 복합고층건축물 화재진압 훈련장과 도시탐색구조, 붕괴사고 대응, 화학물질사고대응 훈련장 등에서 실전과 유사하게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재진압 훈련장은 세계 최초로 중앙통제실에서 백드래프트와 플래시오버를 일으키고 통제할 수 있는 자동화시설을 갖췄습니다.

백드래프트는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훈소상태에 있는 실내에서 산소가 갑자기 다량 공급될 때 연소가스가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현상입니다.

플래시오버는 화재의 초기단계에서 연소물로부터의 가연성 가스가 천장 부근에 모이고 그것이 일시에 인화해서 폭발적으로 방 전체에 불꽃이 도는 현상입니다.

아울러, VR기반 소방지휘 시뮬레이션 시설은 실제적인 감각을 기반한 기술을 접목한 상황대처능력 교육으로 재난대응 지휘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점입니다.

또한, 앞으로 향후 2021년부터 향후 3년에 걸쳐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 2단계 사업으로 총 12개 동의 교육훈련시설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1단계 시설과 특수훈련시설 연계 강화로 국제수준의 교육환경을 조성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소방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 관련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소방공무원의 특성상 현장활동으로 인한 화상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도 많고 정신적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받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전문 소방병원 설립에 대한 논의가 계속 있어 왔습니다.

작년 11월에 오랜 염원이었던 소방복합치유센터 설립에 대한 근거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고 예비타당성 심사를 거쳐 예산이 반영돼 충북 음성에 부지를 선정했고 올해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총 1328억원을 투입해 300병상 규모, 21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건립할 예정입니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화상, 정신건강, 재활, 건강검진 모두 4개의 전문센터로 소방공무원의 화상·중독·근골격계 부상에 대한 외상치료를 전문화하고 정신건강센터 기능을 강화해서 소방의 특성에 맞춘 치유센터로 지속적으로 임상자료가 축적되면서 전문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또한, 예방적 차원에서의 건강보건관리를 위해 소방건강연구소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소방공무원이 매년 받고 있는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서 주치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이나 전문치료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개방해서 일반진료와 공공의료를 병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국민을 위한 안전서비스 조직인 소방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만큼 차질없이 준비해 최고 수준의 전문병원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119통합상황관리시스템 구축 관련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현재 상황관리는 중앙과 시도로 이원화돼 있어 대형 재난발생 시에 국가적으로 일원화된 지휘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발맞춰 작년 10월부터 58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중앙과 시도로 이원화된 119 상황관리를 통합 일원화해 육상재난대응의 총괄 기관으로서 지휘와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자 국가단위 ‘119통합상황관리시스템’을 올해 상반기 내 구축 목표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통합상황관리시스템이 완성되면 전국의 119신고내용, 출동소방력, 재난현장 영상 등 출동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상황발생 초기에 신속한 상황판단으로 시도 경계를 초월한 초광역 대응 소방력을 파악 현장대응에 최적화된 출동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역 재난 시 소방청과 시도가 동일한 지리정보시스템을 공유함으로서 출동차량의 위치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행안부 등 재난관련 유관 기관과의 정보공유로 범정부 공동대응 체계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소방안전빅데이터 구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지금까지 우리 소방에서는 현장대응과 화재예방 업무를 위해 22개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많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하는 조직과 인력이 없어 현장대응과 정책자료에 활용하는데 어려운 실정입니다.

소방 빅데이터센터는 이 모든 데이터와 외부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해 재난현장에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제도 개선과 각종 소방대책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일반 국민에게도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몇가지 기능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119 신고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정확한 의사를 전달할 수 없어 신고 접수 시 정확한 정보 파악에 많은 시간과 오류가 나는 경우가 많으나, 현재까지 수집한 1500만여 건의 음성신고 패턴 분석을 통해 신고자의 신고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한다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현장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화재예방 측면에서는 지금은 건축물의 위험특성에 대한 분석 없이 건축물 유형별로 단편적인 예방활동과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빅데이터 분석으로 화재위험 특성을 분류하면 위험성이 높은 대상에 대하여 특별 관리를 통해 화재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제로 화재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메르스 등 전염병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구급 출동정보와 질병관리본부 등 유관기관의 전염병 관련 정보를 분석해서 119구급대와 대응기관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전염병 의심환자 이송 시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전염병 차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현재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비 음압구급차가 전국에 6대 밖에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심각단계로 상향되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국의 구급대를 4차례에 걸쳐 동원령 2호를 발동해 현재까지 147대의 구급차와 대원들이 대구지역으로 지원나가 환자이송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환자 이송을 위한 전용 음압구급차는 현재 전국에 총 6대(서울 2대, 경기남부 3대, 광주시 1대)가 배치돼 있습니다. 또한 일부 시도에 일반 구급차에도 사용할 수 있는 음압형 이송장비(캡슐형) 73개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음압시설을 갖춘 구급차는 감염병 환자 이송이 목적이지만 비전염질환 환자를 이송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감염 문제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음압구급차가 출동할 사례가 많지 않지만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구 수와 환경에 맞게 각 시도별로 2대 정도씩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렇게 하면 전국에 40여대의 음압구급차를 보유하게 돼 지금보다는 감염병 대응에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효율성이 높은 음압형 이송장비를 충분히 확보할 계획입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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