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병도 국회의원
「민주당 현역의원 자녀의 병역면제 규모와 비율이 야당보다 높다」는 서울경제 구경우 기자님, 김인엽 기자님.

면제 비율이 높아 법무장관 아들의 황제휴가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덧붙이셨지요.

저의 차남이 이 기사에 거론된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저의 개인사를 이런 기사 때문에 꺼내게 되어 유감입니다.

저의 둘째 아이는 현재 21살이고, 심한 자폐아입니다. 정신 연령은 영아기에 머물러 있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합니다.

밖에 나가 산책을 할 때면 다 성장한 아이가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보아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 다녀야 합니다. 화가 나면 표현할 방법이 없어 자기 자신을 심하게 때리기도 합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 옹알거리며 작은 물건에 집착합니다. 슈퍼에 가서도 먹고 싶은 것이 눈앞에 보이면 그냥 그 자리에서 뜯어 먹습니다.

유일하게 잘하는 게 뽀뽀해달라고 하면 잘해주는 것이고, 가끔 웃을 때와 잠잘 때는 정말 천사 같고 저와 저의 가족에게 큰 행복을 줍니다.

저는 의정활동 때문에 홀로 서울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하루하루 저의 차남을 생각하며 혼자 웃음 짓기도 하고, 가족과 통화하며 오늘은 저의 둘째 아이가 무얼 하며 보냈는지 듣기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장애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건강해서 저와 저의 장남처럼 현역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어제 이 기사를 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기사를 작성한 것인지 대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자녀가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질병명까지 비공개했다 하니까 마치 병역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기는 기사더군요.

그런데 구경우 기자님, 김인엽 기자님. 취재를 하려면 적어도 당사자에게 확인은 해야 하지 않나요?

병역 신고에 있어, 자녀의 질병명 공개는 의무가 아닙니다. 기사에 거론된 민주당 의원 14인중 자녀의 질병명을 비공개한 의원은 5명입니다. 5명의 의원들에게 전화라도 해서 취재하는데 단 5분이었으면 그 사유를 듣기에 충분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목적만 가지고 기사를 쓰지 마시고 최소한의 확인이라도 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2020년 9월10일
한병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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