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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사승인 2021.02.04  08: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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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중대한 인명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법안이 국회에서 제정되었습니다.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하며, 전자는 사망 1명 이상 또는 동일한 사고로 인해 부상 2명 이상이 발생한 경우를, 후자는 사망 1명 이상 또는 동일한 사고로 부상 10명 이상이 발생한 경우를 뜻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경영계에서는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지게 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과 각각의 조문이 모호해 기업들이 법 시행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유예 조항이 마련되고 처벌 수위가 낮아지면서 입법 취지가 후퇴했다며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 경영책임자의 위험방지의무를 부과하고 사업주,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위반해 사망, 중대재해에 이르게 할 때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고 해당 법인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수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목표로 2020년 1월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보다 처벌수위를 높인 법입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과의 차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이 법인을 법규 의무준수 대상자로 하고 사업주의 경우 안전보건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 한해서만 처벌을 하는 데 반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법인과 별도로 사업주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데서 차이가 있습니다.

◆ 법안이 통과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여전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발생한 사고로는 어떤 사고가 있을까요? = 법안이 1월8일자로 국회에서 통과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양양의 한 생활형 숙박시설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지하 공사현장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현장은 불과 2개월 전에도 근로자가 추락해 중상을 당했던 곳으로 안전조치 미흡 여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공포 1년 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위 사고와 같이 산재나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재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 최근 몇 년 새 공사장 사고는 얼마나 벌어졌습니까?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여전히 건설 현장에서의 사망사고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끼임사고, 낙하물 사고, 과로사 등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재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2109년도 산업재해현황으로는 기타의 사업(임업, 어업, 농업, 금융보험업)이 전체재해의 4만1811명(38.27%)으로 가장 높고, 다음은 제조업이 2만9274명(26.80%), 건설업이 2만7211명(24.91%)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별 업무상사고 사망재해의 분포는 전체 사망자수 971명 중 건설업이 428명(50.06%)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이 206명(24.0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런 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 이러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안전의식이 보편화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강력한 처벌 위주의 산재예방법을 도입해도 현장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는 인명을 최고 가치로 하는 작업환경 조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그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운전자의 인식 개선 없이는 음주운전이 끊이질 않듯, 산업재해도 계속해서 확인하는 철저한 안전관리 의식 없이는 처벌 수위가 아무리 높아져도 악순환은 계속해서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특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5인 이하 사업장이나 일시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산업재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현실인 만큼 이번 법 제정을 계기로 안전, 보건 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 살펴야 할 것입니다.

◆ 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도 통과됐지만 우려되는 사항들이 많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인가요? = 경영계와 노동계에서는 법안을 두고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예외 조항에 유예기간까지 두고 있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외조항에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처벌재상에서 제외된 것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인 중소업체는 법 공포 후 3년까지 적용이 유예됩니다.

하청업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일감을 발주한 원청업체가 법 적용 대상이라면 함께 처벌받습니다. 하청 업체가 5인 미만 사업장일 경우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해당 원청업체의 경영책임자 등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죠.

다만 ‘기관의 시설·장비·장소 등에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로 한정됩니다. 이에 대해 자의적인 법 해석과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법안 통과 후 노동계에서도 반발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현 법안의 사각지대가 많은 것이 주요 주장입니다. 종사자의 40%, 산업재해발생 사업장의 30%, 산업재해 사망자의 20%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법안 적용이 제외된다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또 경영책임자에게 안전 담당 이사를 추가해 기업 최고 경영자에게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합니다.

◆ 전문가로서 이런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 산업안전보건법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장 등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제조물 등을 취급하면서 안전 및 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 등을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종국적으로 각종 중대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보다는 그 적용 범위가 좁으면서도 처벌 등의 수위는 한껏 끌어올린 특수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동 법률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현재 법안이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한계에 대해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한편, 재계에서는 이 법이 가진 매우 특징적인 특수성을 문제 삼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대승적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본다면 여러 가지 비판이 가능한 법률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징벌적 요소가 가미되고 있는 것이 근래의 세계적 추세임을 감안하더라도, 실지 확인될 수 있는 손해에 비해 훨씬 큰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동 법이 산업현장과 법조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년 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동법의 적용 사례가 나타나게 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 여부 및 입증책임 위반행위의 양태, 피해규모 등을 둘러싸고 매우 복잡한 실무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 근대 산업화 이래 태생적으로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사용자와 사용에게 고용되어 생계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 간의 대립, 특히 그 중에서도 근로자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가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의 근로자의 권익은 개별 근로관계에서의 사용자에 대한 상대적인 힘의 균형을 근로시간 및 휴게와 휴일의 보장, 근로조건 등 다양한 방면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산업의 안전과 보건입니다.

임금과 개별적 근로조건이 우수하더라도 산업환경에서의 안전과 당사자의 보건에 대한 관념이 재대로 확립돼 있지 않고, 작업환경이 열악하며, 더 나아가 극단적으로 산업재해가 빈발한다면 보다 넓은 의미에서 쾌적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이번에 공포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산업 안전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안전사고를 법률로 예방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강화된 법률이라도 위험한 공사장에서 안전관리자 및 작업자의 안전의식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런 계속해서 발생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장 내 모든 인원이 안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안전의식이 보편화돼야 한다는 것을 당부드립니다.

2021년 2월4일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현 건축학부 학부장, 대학원 방재안전학과 주임교수)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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