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재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최영재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소방청 주관으로 해마다 개최되는 소방기술경연대회를 폐지하자.

소방청 자료를 재구성해서 살펴본 ‘소방기술경연대회’는 ‘소방기술부상대회’라고 불러도 무색해 보이며. 물론 다치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기록경기이기 때문에 빠른 몸놀림으로 인한 부상자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부상자 발생은 본인에게는 고통이 수반하고 조직에는 소방력 손실이 뒤따른다. 대회 준비에 따른 장시간 훈련은 선수로 출전하는 센터 등에 남은 동료 대원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결원된 인원으로 불만이 높지만 대놓고 표현도 못하는 실정이다.

재난을 일컬어 전쟁터에 비유한다. 전쟁은 대상이 광범위하고 인위적인 살상과 파괴가 동반되지만 화재 등 재난은 대상물이 특정되고 규모가 정해지며 전쟁과는 반대로 인명구조와 재산의 피해를 감소시키는 활동이 이뤄지고 항상 가변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재난의 현장은 백견불려일체(百見不如一體)이다.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체험해 보는 것보다 못하다“라는 뜻이다. 훈련이나 경연으로 재난의 대응을 잘할 수 있다면 천만번 해도 부족하지만 재난의 대응은 경험만 한 스승이 없다.

소방기술경연대회 종목들이 재난 활동에 잘 접목되고 활용도가 높다고 보이지 않는다. 최근 6년간 연평균 22.8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소방기술경연대회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작년까지 제36회째 이어온 소방기술경연대회 중 최근 6년간(2018년~2023년) 훈련을 포함한 부상자는 총 137명으로 연평균 22.8명에 이르고 있다.

사고 종목은 속도방수가 71명으로 가장 높고, 최강소방이 25명, 구조분야 21명, 화재분야가 19명, 위험물질사고대응 1명이다.

부상 정도는 중상 60명, 경상 77명이며, 137명 모두 남성이다. 연령대는 20대 50명, 30대 65명, 40대 15명, 50대가 7명으로 20대와 30대를 합치면 115명으로 전체 부상자의 83.9%에 해당된다.

계급별로는 소방사 74명, 소방교 26명, 소방장 25명, 소방위 6명, 소방경 6명으로 소방장 이하가 125명으로 91.24%에 이르고 있다.

근무경력은 5년 미만 90명, 5년 이상 10년 미만 24명, 10년 이상 15년 미만 13명, 15년 이상 20년 미만 3명, 20년 이상이 7명이다.

업무를 살펴보면 화재진압대원이 85명, 구조대원 46명, 구급대원 2명, 운전요원 3명, 지휘자가 1명으로 부상자의 대다수는 화재 및 구조대원이 차지하고 있다.

2024년 2월20일

최영재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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